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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밤이 무서운 남자........ ㅠ.ㅠ 날짜 2007.03.19 18:34
글쓴이 윤문준 조회/추천 1740/23




약장수가 천안 일대의 장을 장날마다 떠돌며 쥐약 사~~려 를 외치던 꽤 오래 전 이야기



흡사 생긴 게 조폭의 중간보스처럼 분위기 있게 인상으로 한몫 하는 김모씨가 있었다.

외모와는 달리 직업은 육계(양념통닭 원료)사육농장주인.

2만 마리 정도 키우는 농장으로 당시로서는 천안에서 꽤 큰 규모의 농장 이였다.

모르는 사람이 길가다 김모씨와 눈만 마주쳐도 추워서 눈을 내리깔게  하는 외모와는 반대로 심성이 무척 좋은 김모씨 인지라 약장수와 호형 호제 하는 사이가 되어(물론 약장수가 동생뻘 이였다) 허물없이 지내게 되었다.

꽤 큰 규모의 농장임에도 불구하고 김모씨는 닭을 키우면서 더 작은 규모의 농장보다도 수익을 못 내고  있었다.

농장에 가보면 닭들은 매일 아프다고 골골거리고 다른 농장은 병아리 때부터 40일만 키우면 통통히 살이 쪄서짭짤한 수익을 보는데 이 농장의 닭들은 45일이 넘어도 살이 찌지 않고 빌빌거리기만 해   닭을 키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막대한 손해를 보기도 했다.

김모씨 농장을 갈 때마다

-형 제발 닭 관리 좀 잘하세요.

병아리 때는 닭장안 온도를 00도에 맞게 하구요, 환기는 이렇게 하구요 주절주절 운운  

그래야 닭이 제대로 크고 돈 벌지요 -

-응 알았어 그렇게 하고 있는데 잘 안되네 -

수 차례 농장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이야기 해 주어도 이상하게 이 농장은 약장수의 말발(?)과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어느 날 역시 빌빌거리는 닭들을 검사하고 문제점을 찾다가  물었다

-형 밤에는 몇 시에 닭장 환기창을 닫아요? -

- 저녁 컴컴해 지기 시작하면 환기창을 닫아 -

-아니 그럼 요즘 계절 같으면 7시도 못되어 컴컴해 지는데 그때 환기창을 닫아 아침 8시에나 환기를 시키면 닭들이 감기에 안 걸려요?

이러니 매번 닭들이 골골하고 안 크지요. 요즘 날씨의 온도면 최소 밤 10시경 까지 환기창을 열어 환기를 제대로 시키면서 닭장안 온도에 따라 환기시간 조절을 해야죠.-

-응 낮에는 온도에 따라 환기창을 여닫는데 밤에는 전혀 못해 -

-에? 밤에는 왜 못해요? 닭 관리는 밤의 온도, 환기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잖아요.

-나 밤이 되면  무서워서 혼자 밖에 절대로 못나가 -

-??? (아니 이 덩치에?  - 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이러면서 김모씨가 이야기해주는 밤이 무서워 집밖을 못 나가는 엄청난 사실은

............................................................................................................................................

  

지도상의 매복훈련장소로 이동한  김하사는 매복지가 공동묘지 근처라는 사실에 내심 기분이 찜찜했지만 은근히 짬밥수를 내세우며 신임하사를 물로 보는 고참병장들에게 지기 싫어 태연한 척 교육받은 대로 매복위치를 정해주고 참호를 파게 한 후 매복훈련에 들어갔다.

분대원들 에게는 참호를 파게 했지만 정작 김하사 자신은 참호를 파지 않고 아까부터 눈 여겨 보아둔 구덩이에 들어가 매복 자세를 잡았다.

공동묘지의 구덩이는 당연히 묘지였다가 이장을 한 자리라는 것을 김하사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호 파기도 귀찮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최대한 이용하여 매복하는 것도  야전교범에 있는지라 별 문제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구덩이의 깊이로 보아 불과 1~2년 전 까지 죽은 사람이 묻혀있던 장소라는 것이 좀 무섭기도 했지만  4~5m간격으로 옆의 매복 호에 분대 원들이 같이 매복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육군하사가 이 정도를 무서워한다는 것에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점차 밤이 깊어지면서 옷을 두툼하게 껴입기는 했지만 4월초의 밤 날씨는 강원도 산간에서 매복훈련을 하기에는 많은 인내를 요구하고 있었다.



절대로 적이 매복을 알지 못하도록 매복시간 내내 완전한 침묵과 혹시라도 적이 눈치챌 수있는 움직임이 있어서는 안되지만 추위와 지루함에 따르는 졸음을 이기기 위해 옆의 매복 호에서는 나지막하지만 사수와 부사수 둘이서 소곤대는 소리와 발시러움을 이겨내기 위해 간간이 군홧발을 동동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있었다.    

김하사 역시 입대 전 여러 즐거웠던 생각들과 두 달 전 배치 받은 자대에서 짬밥수를 내세우는 고참병들을 어떻게 하면 요리 할 수 있을까?,

곧 다가올 정식 첫 휴가 때는 어떻게 보내야 재미있을까? 는 등 추위와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온갖 상념에 젖어 있다가 김하사는 매복시 최대의 적인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은 매복호 구덩이에 쭈그리고 앉아 잠이 들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추위보다 더한 어떤 서늘함을 느끼며 퍼뜩 잠에서 깨어난 김하사는 아까의 청명했던 밤 대기와는 다르게 희끄므레한 엷은 밤안개가 매복지 전체를 덮고있고 나지막이 들리던 분대원들의 소곤대는 소리도 전혀 없이 매복지 전체가  소름끼칠 정도의 적막에 잠겨있는 것을 깨닫고 시계를 보았다.

군용 야광시계는 두시 사십 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훈련이 끝나려면  아직 세시간 정도가 있어야 되지만 매복훈련중 추위와 지루함에 분대원들 모두가 잠들어 있는지 주위는 너무도 너무도 조용했다.

-최일병, 김병장 , ...

바로 옆의 매복 호에 있던 분대 원을 불러 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최일병. 김병장 한상병 이일병 -

좀더 크게 소리내어 분 대원들을 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매복 지는 역시 소름끼칠 적막감만이 엷은 안개와 함께 맴돌고 있었다.

순간 이 매복지가 공동묘지 주변이라는 것  자신이 있는 매복호가 얼마전 까지 사람이 묻혀있던 묘지 라는것  이 공동묘지 주변에는 자기 외에 아무도 없이 혼자 있다는 것 이 모든 상황들이 정리가 되자 김하사는 머리털이 솟구쳐 버쩍 서며 등줄기로부터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갑자기 엄습해 오는 공포에 휩싸인 김하사는 어떤 알 수 없는 존재가 자신의 뒷목을 움켜잡을 것 같은 소름끼치는 느낌에 후닥닥 거치 된 총을 들고 매복 호를 한달음에 퉁겨 오르듯 빠져 나와  어림짐작 부대가 있는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대낮에도 산비탈에서 아래쪽으로 내 달리기란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더구나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밤에는 뛰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구르는 것이었다.

내리 뒹굴다 나무에 걸려 일어서서 다시 뛰다가 또 구르고 길 아닌 곳으로 접어들어 구르고 엎어지고 나무 가지에 얼굴이 긁히고 그렇게 뛰고 구르고 달리기를 얼마나 했는지 김하사는 이제 숨이 턱에 닿아 더 뛰지도 못할 만큼 지쳤지만 뒷목을 움켜 잡힐 것  같은 공포에 그는 계속 아래쪽으로 허우적허우적 뛰고 있었다.

그때 어떤 커다란 힘이 그의 허리 뒤쪽을 꽉 잡아당겨 김하사의 뜀박질을 헛되게 만들었다.

-아 드디어 올게 왔구나 아까부터 내 뒤를 계속 쫓아오던 어떤 존재 -

순간 귀신에게 허리를 잡혔다고 생각된 김하사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그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지만 요지부동.

허리를 잡은 귀신의 힘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았고 김하사는 손에 쥐었던 M16 소총으로 뒤쪽을 힘주어 수없이 휘젓고 찌르고 결국은 철모까지 벗어 허리뒤쪽을 휘저어 보았지만 뒤쪽은 아무런 저항감 없이 M16소총의 개머리판이나 철모는 허공만 계속 휘저을 뿐이었다.

그러나 죽을힘을 다해 휘두르는 총과 철모는 아무 것도 없는 허공을 휘저을 뿐인데도 허리를 잡은 힘은 분명히 강하게 김하사를 놓지 않고 있는 것이엇다.

비명을 지르며 죽을힘을 다해 총과 철모를 휘두르기를  수없이 하고도 허리를 잡은 힘이 전혀 약해지지 않자 결국 김하사는 완전히 탈진되어 총을 들고 있을 힘 조차 남아있지 않았고 서 있을 힘도 없어 털석 주저 앉고 싶었지만 허리를 잡고있는 강한 힘은 주저앉는것 조차 허락하질 않았다.  

이젠 귀신에게 잡혀 죽는구나 하는 체념과 탈진으로 총도 철모도 다 놓아버리고 마지막으로 도대체 어떤 존재가 이렇게 나를 잡고있는지 확인하고픈 마음에 천천히 손을 허리 뒤쪽으로 움직여 허리를 잡고 있는 의문의 존재를 손으로 더듬어 보는 순간.............................................

.

.세상에 .

.

김하사의

.

허리를 꽉 잡고

.

놓아주지 않던 그 존재는

.

.

바로 Y자형의 나무 가지에   탄띠에 달려있는



수통이........ 딱 걸려서



김하사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잠시 후  정신을 다시 찾은 김하사는 엉망이 된 몸과 마음으로 기다시피 겨우겨우 부대를 찾아 돌아 왔지만  그후부터 제대 한지 10여 년이 지난 그때까지 김모씨는 매복 훈련 나가서 받은 충격으로 밤이 되면 절대로 혼자서는 문밖 출입을 못하는 가련한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야기를 마친 김모씨는 담배를 부쳐 물며 부끄러운 씨-익 웃고는

-야 내가 그때 뭐에 홀리긴 홀렸었나봐 .

  수통을  일부러 그 나무가지에 끼우려 해도 않되는데 그게 어떻게 꽉 끼어서 완전히 맛이 가게 했잖아 .-



내 추측으로는 아마  그당시 고참병들이 신임하사 군기 잡으려고 철수 명령을 받고도 일부러 자게 놔두어 이후 지휘자에게 혼나게 하려 했던것 인데 결과는 혼나는게 아니라 혼을 빼놓아 버렸으니.....



그 후 김모씨는  계속된 적자로 인해 양계업을 접을 무렵


약장수도 강원도 장이 더 좋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원주로 이사 ,

지금껏 접지않고 열심히 쥐약을 팔고 있다.



원주로 와서 수년이 지나 전해 들은 김모씨 소식은 농장터에 가든을 개업하였다고 했고 이후 그농장이 있던 골짜기가 택지로 개발되어 상당한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김모씨  예나 지금이나  밤이되면 꼼짝 못하고  마눌님 치마폭에 싸여 있을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  





쥐약 ~사려

원주의 약장수


 


꽤 오래전에 써서 니콘클럽 게시판에 올려 놓았던 글 ..


게시판이 썰렁 해서 ....다시 옮겨 올려봄.


 


야덜아 재미있고 또 유익하고 즐건 글좀 올리자 .


퍼 와도 되고 써도 되고


마눌 사진도 올리고 아이들 사진도 올리고


업장 사진 도 올리고 근래 경기가 욧같아 해롱거린다는 야기,


또 업종이 좋아 이 욧같은 경기에 룰루랄라 하는 이야기도 올리고 


그래야 94기 홈피가 활성화 되어 많이 많이 찾아 올거 아니겠냐? 


-원주의 약장수 일명 치악도사의 쓸데 많은 생각 -- ㅋㅋㅋ




 

권석범 (2007.03.20 10:06)
ㅋㅋㅋ 재미있게 잘 읽었다. 요즘 밤이 두렵다는 넘들이 많던데 비슷한 이윤가? 문준아~ 넌 밤이 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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