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금요일이구나.
언제부턴가 시간의 흐름이 더욱 빨리 느껴지는구나.
이번주에는 그동안 완연했던 봄기운에서 다시 한겨울을 느낄만큼 매서웠던 날씨였다.
서울에 눈과 바람이 몰아치던 수요일, 밀렸던 숙제를 하는 심정으로 울진에 갔다왔다.
작년 체육대회때 졸업 후 처음으로 만났던 반가운 친구 전간술이가 울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한 번 놀러오라고 해서 생각만 하고 가끔 통화를 했었다.
그러다가 수요일 아침 원주에 있는 윤문준이와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결행을 한 것이었다.
그래,마음 먹었을 때 가는거야!
그렇게 해서 원주에 들러 문준이를 태우고 울진으로 향하였다.
영동고속도로가 끝나고 딱 트인 시야에 눈시린 푸른 바다의 출렁거림이 들어왔을 때
과거로 돌아간 우리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로부터 약 한시간 반을 더 운전하여 울진 바로 전 죽변(竹邊)이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이름 그대로 해변에 대나무가 많아 붙은 지명이란다.
간술이는 그곳에서 건축,토목일을 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집안의 장손임에 그 터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나와는 두번째였지만 문준이와는 통화만 몇 번 했었기 때문에 졸업 후 처음 보는거였지.
우리 흔히들 보이는 반응, 야~ 너가 이렇게 변했구나!
마치 거울을 보듯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반가움으로 사무실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드라마 촬영세트를 들러 그 유명하다는 대게를 먹으러갔다.
(여기서 상식 Tip 하나! 우리가 알고있는 '영덕대게'는 거의가 바로 울진대게라는 사실.
지금도 대게 수확량의 약 7~80%가 울진에서 잡힌단다. 과거부터 울진의 교통이 불편하여
바로 옆 영덕에서 주로 판매를 했는데 그러다보니 모두들 영덕대게로 알고 있다고 하더라.
-- 전간술의 설명^^)
소주 몇 잔이 돌아가고 학교때 친구이야기,선생님들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웃고,떠들고 하였다.
생각나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기도하고.
자리를 옮겨 바다가 보이는(밤이었지만)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마무리를 하고 아쉬움을 접고 헤어졌다.
간술이의 그 반가워하는 모습과 넉넉한 웃음이 참 고마웠다.
탁 트인 푸른 바다도 좋았고,
산지에서 바로 먹는 대게의 맛도 좋았지만,
나이들어 함께 정을 나누는 친구들이 참 좋았다.
첨부하는 사진은 문준이가 가지고 간 사진기로 찍은 것인데 건질만한게 딱 두 장이라고 하더라.
첫번째는 '폭풍속으로'라는 드라마 셋트장에서 윤문준이가 찍은거고,
두번째는 떠나오기 전 카페에서 우리와 갑장인 여주인이 찍어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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